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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그냥 싸지르고 싶어서 싸지르는 일기

화요일에 갑자기 용쌤이 전화하셔서 깜놀
너무 놀라서 오히려 쌤이 당황하신듯
허허허 웃으시는 목소리 참 좋으심ㅋㅋㅋ

홍쌤 퇴임식날 맛이 간, 산전수전 다 겪은 내 폰
2년 썼다고 너덜너덜...
원걸이 광고했던 슬림팬더폰 홈쇼핑에서 공짜폰으로 신청해 놓음

천하무적 야구단 뜬금없이 봤다가
희번덕거리는 짐승이 완전 맘에 듬
우결 때 완전 싫어했던 마르코... 쫌 귀여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갑자기 다시 읽고 싶어져서 꺼낸 내 이름은 빨강
예전에는 엄청 재미없게 읽어서 추리소설인데도 범인이 누군지 기억 안나고...
그러나 요즘, 완전 재미읽게 있고 있음
확실히 문학작품 이해도는 독자가 가진 경험의 폭과 비례하는 듯

집에 미쿡 바퀴벌레 등장, 이틀에 한번씩 마실 나옴
모두 아빠가 잡음.....
우리집 강아지에게 사냥스킬을 습득시켜야겠음

갑자기 든 생각
내가 술 마시고 죽은 상태에서 미쿡 바퀴벌레가 뽈뽈뽈 나온 것을 목격한다면?
① 겁을 상실하고 때려잡음
② 술이 확 깨고 소리지르며 도망감
둘 중 무엇일까????????

방학 때 하겠다던 개인연구 마무리
한동안 손을 놨더니 다시 잡기 어려움...............어디부터더라.....

암튼 난 지금 배가 아픔, 뒹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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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나는 어른들 앞에선 왕소심한 녀자
낙성대에서 대림까지 채쌤과 함께 전철타고 가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했다
사교성 없는 못난 학생이 불쌍하셨던지;;
채쌤이 먼저 말을 계속 걸어주셔서
나름 어색한 시간도 그렇게 많지 않았고,
끊임없이 무언가 이야기를 했는데....

집이 멀구나
홍쌤 수업 들은거 있니?
숙제 많았니?
1학년 때 수업했는데 벌써 4학년이구나
이제 일년동안 나는 연구하러 외쿡 간단다
천문학은 재미있니?
개인연구는 뭐했니?
해보니까 계속 할만하니?
보영이는 참 바쁘구나
보영이 대학원 가라고 해, 잘 할 것 같은데
학점 따위...
난 여기서 내려, 안녕!

대충 이런 대화의 흐름ㅋㅋㅋㅋㅋ
계속 괜찮았는데 내 개인연구 물어보실 때...
나는 페이스를 잃었다ㅋㅋㅋㅋㅋㅋ
내가 뭘 했는지는 알고 얼마나 했는지는 알지만
누가 그것에 대해 계속 물어보고 파다보면 솔직히 자신이 없어서
자꾸 작아지는 나의 모습ㅋㅋㅋㅋㅋㅋ아 젠장ㅋㅋㅋㅋㅋ

"네ㅠㅠ 사실 그렇긴 한데.... 선생님께서 해보라셔서요ㅠㅠ"
이렇게 작아지던 나의 모습이 지금도 자꾸 날 민망하게 한다ㅋㅋㅋㅋㅋ
난 소심녀☞☜
어른은 무서워요ㅋㅋㅋㅋ



오늘 홍쌤 퇴임식!
홍쌤 수업은 한 번 들어보았지만, 사실 그 수업에서 얻은 것이 엄청나게 많기에...
선생님께 정말 감사드린다
(직접 이 말씀을 전해드린적은 없지만, 이미 알고 있으시리라 생각...ㅋㅋㅋ)

1, 2학년 때 워낙 숙제든 공부든 혼자 해결하기보다는
계속 누군가에 의존하려는 습성이 생겨버려서....
3학년이 다 되도록 수학적, 물리적 배경지식이
머릿속에서 전혀 정립되지 않고 부유하던 상태였는데
(심지어 divergence와 gradient 같은 것 조차도 부유하고 있었으므로 말 다했다)
홍쌤의 수업을 따라가면서 그런 것들이 조금이나마 정립된 느낌이 들었고
손으로 차근차근 풀이를 써 내려가면서
내 오류를 발견할 수도 있었고, 나에 대한 자신감도 어느정도 생겼다
그리고 숙제의 수준이 아무도 제대로 못 푸는 정도였기 때문에(ㅋㅋㅋㅋㅋㅋㅋㅋ)
일단 혼자 고민해야 하는 시간이 많아진 점에 있어서
내 근성을 기르는데 아주 큰 도움이 되었었다
확실히 근성이 1, 2학년 때에 비하면 엄청 늘었다;;;ㅋㅋ
다른 친구들과 숙제에 대해 토론을 할 때에도
1, 2학년 때에는 주눅이 들어 주로 듣기만 했던 상태에서
내가 고민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나니까
먼저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

정말 한학기 동안 천체물리학개론1을 들으면서
공부에 대한 내 생각에서부터 근성에까지 엄청난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다른 누가 뭐라 하더라도 어쨌든 나에게는 굉장히 감명깊었던 수업으로 남았다

확실히 감정적이신 분이었지만(;;;)
학문에 있어서는 분명히 천문학계에 큰 획을 그으셨던 분이었고
계속 새로운 분야를 공부하시는 분이었기 때문에
내가 대학 다니는 동안에 홍쌤을 만나본 것, 대화를 해본 것, 
수업을 들어본 것, 술 한잔을 받아본 것이 참 멋진 일로 추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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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내가 건네는 이야기의 핵심은 단순합니다. '예술'이라는 개념의 존재 이유는 '재미'와 '감동'이라는 것이지요. 『마침표가 아닌 느낌표의 예술』이라는 책에서 나는 그것을 '느낌표'라는 말로 표현했습니다. 문학이 예술이라면 그것은 "문학!"이기 때문이고, 음악이 예술이라면 그것은 "음악!"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미술', '무용', '연극', '영화'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까 '예술'이라는 말의 전형적인 쓰임새는 "우와! 엄마 김치찌개는 정말 예술이야!"라는 우리의 일상적인 표현 속에 있습니다. 나에게는 당연히 김치찌개도 "김치찌개!"이기 때문에 예술이고 술도 "술!"이기 때문에 예술입니다. 이 세상의 어느 누구도 나에게서 나의 느낌표를 뺏어갈 수 없습니다. 물론 나는 뺏긴 척할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 없는 느낌표를 있는 척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그냥 몸짓일 뿐이지요. 나는 이것이 미학의 출발점이자, 종착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누군가에게 미학은 이제는 시대착오적인, 죽어가는 학문으로 보인다면 느낌표가 그 회춘제입니다. 


  박성봉 저, 『대중예술과 미학』의 '글머리에'에 나오는 글 약간을 발췌했습니다. 봄학기 동안 예술에 관한 강의를 두 개(예술과 사상, 예술과 과학) 들으면서 예술에 대한 나름의 생각을 정리했었는데, 이 글 속에 모든 것이 들어있지 않나 싶습니다.

  예술과 사상 기말보고서를 쓰면서, 대중예술에 대한 옹호적 입장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비록 그 수업시간에는 대중예술을 다루지 못했지만, 어쨌든 "예술의 존재의미는 무엇이며, 그 존재의미에 합당한 예술의 구체적 예를 드시오."라는 주제에 대해서는 대중예술이 언급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제가 영화와 소설을 꽤 좋아하는 것도 한 몫했습니다. 그것들도 제 기준에서는 충분히 예술이 될 수 있었으니까요. 

  그리해서 이 보고서에 대한 참고문헌으로 이 책을 도서관에서 골라왔지만, 사실 시간 부족으로 다 읽지 못하고 중간 쯤 한 부분만 발췌해다 넣었습니다. 그 때 조금 읽어본 것 뿐이지만 꽤 흥미로울 것 같아서 종강한 지금에서야 다시 읽어보게 되었는데, 제가 어렴풋이 한 학기 동안 정리해 왔던 예술의 의미를 그와 같은 입장에서 콕 찝어 설명해 놓은 것을 보니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미학자도 있구나!' 하는 생각에 왠지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그리고 좀 더 내 논지를 뒷받쳐 줄 만한 훨씬 좋은 부분들이 있었는데 그것을 보고서에 넣지 못한 것에 대해 꽤 아쉬웠습니다. -_-...

  제가 수강했던 교양수업 기말보고서의 흐름을 뚫는 주제를 말하자면, '창조성'과 '소통'입니다. 이것은 다분히 예술과 과학 강의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고, 그에 동의하기 때문에 이런 글을 쓸 수 있었겠죠. 예술은 창조성과 소통을 동시에 가진 것이라야 한다는 것이 제 주장이었습니다. 창조성이라는 것은 전통적인 입장에서 봤을 때 유의미하면서도 전에 없던 독창성을 지닌 것을 말하고, 아무리 어떤 예술이 창조적이라 하더라도 그 예술을 접하는 사람들에게 그 의미를 전달할 수 없다면 그것은 좋은 예술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래서 예술과 사람의 소통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죠. 

  어쨌든 저 인용한 문단에서 보듯이 저자께서는 제 생각과 그리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대중예술이 미학에서 그리 호평을 받지 못하던 시대에 대중예술의 미학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당당히 펼쳤던 분인 것 같아 개인적으로 멋져보이기도 했고요. (프로필에 경기대 교수님이라고 하시던데, 이런 생각을 가지신 분이라면 저도 수업을 들어보고 싶었습니다^^;)

  허나 책은 술술 읽히는 편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저자의 논문을 모아놓아서 문체가 약간 생소했기 때문입니다. 문장이 너무 길거나 수식어가 많아서 한 문장을 여러번 읽어야 내용을 알겠는 점도 있었고요. 내용이 정말 어려운 것은 아니었지만, 제 생각엔 읽기 편하게 정리된 글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통속하고 저급한 것으로 낮게 평가되던 대중예술을 미학적 관점에서 바라보려고 시도한 점에서 굉장히 흥미로운 책인 것은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작가 분께서는 이 분야의 거의 선구자인 것으로 보이는데, 고급예술이 가진 특징의 결핍으로만 대중예술을 파악하기에는 너무 적극적인 대중예술만의 세계가 있다는 부분이 아주 와닿았습니다.
 
  고급예술과 대중예술을 가르는 이분법이 적극적인 이분법이 아니라 소극적인 이분법이라는 것을 비판하는 것이었습니다. 여성과 남성을 나눌 때, '남성이 아닌 것 = 여성'이라고 생각하고 분류를 하는 것은 '소극적인 이분법'이라 합니다. 그러나 여성은 단순히 남성이 아닌 것이라고 치부하기엔 그 독자성이 강하기 때문에 이렇게 나눠서는 안 되고 '적극적인 이분법'을 통해 구분을 지어야 한다는 것이죠. 이처럼 대중예술도 진지하지 못한 것으로만 취급되기엔 그 독자성이 강하다는 겁니다. 그렇게 독자적인 연구의 필요성을 제시한 점, 그리고 그 대중예술의 연구를 통해 예술의 폭을 넓히고 그로 인해 미학에 활기를 불어넣어주는 역할을 한 점에 있어서 꽤 흥미로웠습니다.

  논문 형식이라 읽기에 부담스럽기는 했지만(사실 뒤쪽은 놓친 것들이 좀 있는 것 같습니다;;ㅋ), 그 흐름을 뚫는 논지에 있어서는 동감하는 점이 많았던 책이었습니다. 대중예술에 대한 흥미나 호기심이 있고, 예술에 대한 깊이 있는 생각을 해 보신 분이라면 읽을 만한 책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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